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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복귀 후 겪은 권고사직, 보직전환... 그리고 나의 고민

by isis1222 2026. 7. 10.

1. 예상치 못한 권고사직 권유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했을 때만 해도, 예전처럼 내 자리에서 내 일을 계속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복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 측으로부터 권고사직을 권유받았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였고, 처음에는 당황스러움보다 화가 먼저 났던 것 같습니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는 생각에, 나는 1년치 월급과 퇴직금, 그리고 미사용 연차수당을 요구했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이 요구는 병원 측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이번에는 보직전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병동 PA(Physician Assistant)로 자리를 옮기라는 것이었습니다.

2. 병동 PA, 왜 나와 맞지 않았나

병동 PA는 환자 드레싱을 하고, 의사들을 대신해서 오더를 내는 업무를 담당한다고 들었습니다. 문제는 근무시간이었습니다. 드레싱 업무를 하려면 아침 8시까지 출근해서 바로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나에게는 아이 등교를 챙겨야 하는 시간과 정확히 겹쳤습니다.

나는 아이를 대신 봐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오롯이 내가 아이를 케어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근무시간과 근무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한 조건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존과 같은 근무시간으로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조심스럽게 전달했습니다. 그러자 병원 측에서는 "그럼 드레싱은 하지 말고 그 외 업무를 맡으라"고 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동 수간호사님과 직접 상의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병동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나에게, 수간호사님조차 "그 업무는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만류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 자리가 나와 맞지 않는다는 확신이 더 분명해졌습니다.

3. 고민 끝에 내린 결정

여러 날을 고민한 끝에, 나는 간호부장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그 자리는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정 보직전환을 하라고 하신다면 가겠지만, 아무래도 좋은 선택은 아니신 것 같습니다."

이후 나는 수술실에서의 자리를 정리하고 공급실로 옮겨, 최대한 원장님들과 마주치지 않는 선에서 원래 하던 업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일지 몰라도, 이 과정을 겪으면서 마음속에는 여러 감정이 뒤섞였습니다.

4. 처음 느낀 고용 불안

이번 일을 겪으면서 나는 처음으로 "간호사로서 내가 앞으로도 계속 일을 해나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고용 불안이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깊이 느꼈고, 그만큼 걱정과 불안, 고민도 커져만 갔습니다.

돌이켜보면 나는 그동안 "내 일"에 대해 크게 의심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자격증이 있고, 경력이 있으니 어디서든 일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안정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그 안정감이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5. 100세 시대,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까

요즘은 100세 시대라는 말을 흔하게 듣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 남은 수십 년을 무엇을 하며, 어떻게 돈을 벌고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이번 일을 계기로 처음 진지하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이것저것 찾아보는 중입니다. 처음부터 전업으로 무언가를 시작하기는 부담스러우니, 부업으로 시작해서 언젠가는 "내 일"이라고 부를 수 있는 무언가로 키워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어떤 일을 해야 이런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아직 명확한 답은 없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앞으로 이 블로그에 하나씩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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